30대 끝자락에 깊은 고민 끝에 간호학과에 편입했다. 늘 바쁘고 힘들었던, 동시에 참으로 지리했던 3년을 보내고 간호사 면허를 손에 쥐었다. 문제는 공부를 하는 3년 동안에 간호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싹 사라진 것. 3학년부터 4학년까지 2년 간 도는 병원 실습을 진행하면서 인류애가 탈탈 털렸다. 세상 못된 사람들은 다 병원에 있나 싶을 정도였다. 일하기도 힘든데 뭘 그렇게 서로 헐뜯고 미워하고 괴롭히는지...
40대 신규 간호사는 어디에 취직했나.
학생 간호사 시절에 병원에서 벌어지는 다이나믹한 인간관계를 지켜보며 학을 떼고 나니 병원에 취업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간호학과 취업 시즌인 4학년 여름방학 때 그 어떤 곳에도 지원하지 않고 마지막 학기 내내 침잠했다.
그렇게 졸업 후 간호사 면허를 취득했고 간호학과 편입 전 하던 일로 돌아가려고 시도하는 한편, 면허를 써먹을 방도 또한 여러가지로 알아보던 차에 갑자기 간호사로 취직하게 됐다. 막상 취직을 하고 나니 나이 많은 신규라 기대하지 않았고 이 삭막한 정글 같은 곳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일단 트라이 해보고 결정하자며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때로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도 있으므로.
어디에 취직 했는지는 차차 밝히기로 하겠다. 신규 간호사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개월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3개월 간 참으로 다양한 일이 있었다. 태움인가, 긴가민가한 상황도 있었고, 나이 많은 신규라서 서러웠던 일들도 많았기에 이 이야기들을 차근히 풀어내 보려 한다. 아직은 좀 더 해보고 싶어서 비수처럼 꽂히는 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다니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제일 많이 들었던 말.
이해가 안돼요?
3개월이나 됐는데 되게 모른다. 기본적인 것도 모르네?! (무슨 3개월 귀신이 붙었나 한 달 됐을 무렵부터 계속 3개월 타령해가며 사람 꼽줌.)
(나를 코앞에 두고) 경력직을 뽑아 달랬지, 누가 신규를 뽑아 달랬나.
이거 신규쌤이 이렇게 했어요? (자기들이 한 실수도 내 탓을 먼저 함. 나 아니라고 하면 그럼 누구지? 이러면서 더 색출하지 않음. 환장...)
그거 한 번 알려준 거 같은데.
독립하고 질문하면 욕 먹어요.
하.... (사람 면전에 한숨)
왜 이렇게 느려요?
더 빨리 해야죠.
언제 1인분 할래요? (이건 2개월도 안됐을 때 들은 이야기. 그리고 간호사로 1인분 하는 게 한 달, 두 달 만에 되는 쉬운 거였으면 간호사 면허 따려고 4년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간호사가 무슨 아무나 데려다가 한 달 가르쳐서 써먹는 난이도 낮은 작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 외에도 비수처럼 꽂힌 말들과 일화가 많은데 그런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기로 한다.